프랑스 현지는 이강인 극찬 세례…”결승골 넣고 패스성공률 96%”
완벽한 2024년 시작을 알렸다.
입단 6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결승 경기 최우수선수(MOM)도 차지했다.
이강인 얘기다. 2024년 치른 첫 경기를 완벽히 지배했다.
PSG(파리생제르맹)는 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 슈퍼컵 ‘트로페 데 샹피온’에서 툴루즈를 2-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트로페 데 샹피온’은 프랑스 리그앙 우승팀과 컵대회 우승팀이 격돌하는 단판전이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정상을 차지한 PSG와 컵대회 우승컵을 가져간 툴루즈가 이날 경기서 맞붙었다.
경기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슈퍼컵을 위해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안컵 차출도 미뤘다.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12월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도 이강인은 프랑스에 남았다. PSG에게 우승컵을 안기기 위해서였다.
PSG도 이강인을 뛰게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결국 슈퍼컵까지 소화한 뒤 이강인을 대표팀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강인은 슈퍼컵서 선발 출전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이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PSG의 선제골이 이강인 발끝에서 나왔다. 우스만 뎀벨레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이강인에게 크로스했다. 이강인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올 시즌 3호골이자 PSG의 2024년 첫 득점이었다.
PSG는 이강인의 선제골로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툴루즈가 간헐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파리 생제르맹을 흔들었지만 골키퍼 돈나룸마 선방이 빛났다. PSG는 3분 만에 득점 패턴처럼 툴루즈 측면을 공략해 흔들었다. 유효슈팅은 아니어도 툴루즈 간담을 충분히 서늘하게 할 장면이었다. PSG는 높은 볼 점유율로 툴루즈를 압박했다.
이강인은 허리에서 왕성한 활동량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화력을 지원했다. 바르콜라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툴루즈 진영에 파고 들었다. 측면을 꾸준히 허물면서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했다.
풀백 하키미와 호흡도 좋았다. 하키미가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툴루즈 진영을 공략하면 한 칸 아래에서 내려 받아 슈팅 준비를 했다. 하키미 패스가 이강인 발끝에 걸리는 모양이었지만 아쉽게 살짝 빗나가며 슈팅까진 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PSG 공격 전반에 영향력을 보였다. 이번엔 미드필더 동료 비티냐와 합작이었다. 비티냐가 크로스를 올리자 가슴 트래핑으로 볼을 잡아내 툴루즈를 긴장하게 했고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조준했다.
PSG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강인 맹활약에도 배후 공간을 허락하며 툴루즈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하지만 이번엔 핵심 공격수 음바페 활약이 돋보였다. 음바페는 전반 44분 과감하게 박스 안으로 질주한 이후 슈팅 각도를 봤고 정확하게 마무리하며 유럽 최고 결정력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세트피스로 PSG 공격에 날개를 달았다. 후반전에도 음바페, 하키미 등과 호흡하며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마르코 아센시오, 랜달 콜로 무아니, 베랄두를 투입하며 그라운드에 변화를 줘도 이강인은 끝까지 뛰게 했다.
이날 이강인은 풀타임을 뛰며 PSG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엔 프랑스 슈퍼컵이 선정한 대회 최우수선수에도 뽑히며 영광을 더했다. PSG 이적 6개월 만에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강인 경기력을 높게 봤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중 가장 높았다. 팀 두 번째 골을 넣은 음바페와 놀라운 선방을 이어간 돈나룸마가 8.4점이었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8.8점으로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90min’ 프랑스판은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눈에 띄는 활약이었다. 이강인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뎀벨레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은 기동성이 뛰어나며 바르콜라와 좋은 호흡을 했다. 전반 30분엔 위협적인 원투패스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전반전에만 드리블 성공률 100%(2/2)를 비롯해 슈팅 2회(유효슈팅 2회),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이밖에 패스 성공률 96%(26/27), 지상 볼 경합 성공률 75%(3/4), 롱패스 성공률 67%(2/3)를 자랑했다.
이제 이강인은 한국 대표팀이 있는 아부다비로 향한다. 15일 시작되는 한국과 바레인의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6월 A매치가 끝나고 프리시즌 일정에 들어갔는데 르 아르브와 첫 번째 경기에서 근육 부상을 당했다. 음바페 이적설로 팀 분위기가 흉흉했지만 개막전에서 선발로 뛰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 전술에 적응했다. 하지만 9월 A매치를 앞두고 근육 부상이 또 말썽이었다. 이강인은 9월 A매치에 차출되지 않았고 근육 부상 회복에 총력을 다했다. 부상 회복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뛰면서 실전 감각을 올렸고, PSG 차출 허락 속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10월 A매치에선 손흥민 공백을 대신에 대표팀 핵심 선수로 맹활약했다. 완벽하게 폼을 올린 뒤 돌아온 프랑스 무대에서 이강인은 펄펄 날았다. 핵심 공격수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공격 포인트를 올렸고 프랑스 리그앙 사무국이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대표팀에서 활약이 이강인에게 약이 됐다. PSG 오고나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날이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 팀 내 영향력도 커졌다.
결국 시즌 전반기 PSG의 간판 스타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와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올시즌 리그앙 전반기 베스트11에도 들었다. 개막전부터 17라운드까지 기록한 평점을 평균해 배치한 결과였다. 포지션은 풀백이었지만 이강인이 프랑스 무대 데뷔전에서 큰 영향력을 보였다는 객관적 지표 중 하나였다.
이제 PSG는 이강인 빈자리를 걱정한다. PSG는 겨울 휴식기를 지나 15일부터 랑스 원정을 떠난다. 프랑스 리그앙 21라운드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들어가는데 이강인을 활용할 수 없다. 본래 이강인은 1월 2일 아랍에리미트(UAE) 아부다비로 떠나 아시안컵 본선 대비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해야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배려 속에 프랑스 슈퍼컵까지 출전했다.
PSG로서는 큰 타격이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이 아시안컵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PSG는 이강인을 상당히 그리워 할 것이다”라면서 “프랑스 슈퍼컵에서 이강인의 득점으로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이강인은 PSG 공격 중심으로 바르콜라와 호흡했다. 전반 중반엔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을 했다. 선제 득점 장면은 이강인의 올시즌 활약을 알려준 장면”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겟프렌치풋볼’도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강인은 놀라운 바이시클킥으로 툴루즈에 부담을 줬다. 시즌 초반 떨어졌던 경기력과 비교하면 정반대 경기력이다. 아시안컵을 위해 한국 대표팀 합류하는데 직전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PSG 만능 미드필더”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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