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올스타전’ 결국 무산…안정환-토티-호나우지뉴 대결 못 본다

브라질의 호나우지뉴와 이탈리아의 프란체스토 토티를 비롯한 축구 전설들이 참가하기로 약속한 ‘레전드 올스타전’이 예정되어 있던 일정에서 단 10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취소되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브라질, 이탈리아,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 전설들이 한데 모여 경기를 치를 예정으로, 축구 팬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아쉽게도 이번 행사는 열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매치의 입장권 예매를 진행한 인터파크 티켓은 12일, 경기가 취소된 사실을 공지하며 해당 티켓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전액 환불을 진행할 것입니다. ‘레전드 올스타전’은 원래 10월 21일, 오후 3시 30분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대 이탈리아, 브라질 대 한국, 이탈리아 대 브라질이라는 세 경기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레전드 매치’를 위해 공개된 출전 라인업은 화려했으며, 이탈리아 대표로는 21세기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파올로 말디니, 2006년 발롱도르 수상자 파비오 칸나바로, 그리고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화려한 레드카드를 받은 프란체스코 토티,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과의 언쟁으로 유명해진 마르코 마테라치 등이 참가할 예정이었습니다.

한편, 한일 월드컵에서 빛난 브라질 대표팀은 당시 대회의 득점왕이었던 호나우두,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린 히바우두와 같이 출전하여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결승골을 넣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든 안정환을 비롯해 골키퍼 이운재, 골마스터 김태영, 핵심 수비수 최진철, 프리킥의 달인 이을용, 대회 직후 여성 팬들을 매료시킨 진공청소기 김남일 등이 출전을 약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1년 만에 예정된 이들의 재회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라싱시티그룹과 한국 여행전문회사 트래블링이 기획했으며, 2018년에 설립된 라싱시티그룹은 주로 유럽, 남미, 중동 지역에서 축구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입니다.

지난 달 11일에 열린 올스타전 홍보 행사에서 라싱시티그룹은 큰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룹의 공동창립자인 모리스 파니엘로는 “레전드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축하하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돕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이라고 밝히며 “한국에서 대규모 축구 아카데미를 설립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비록 행사는 취소되었지만, 브라질과 이탈리아 레전드들은 경기가 열리지 못한 상황에서도 한국 축구와 태극전사들을 칭찬하는 말을 전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말디니는 한국을 방문한 뒤 “아픈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 선수들과 함께 뛸 기회를 가지게 돼 정말 영광스러웠다. 이러한 순간이 없었다면 이탈리아가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의 패배를 회고했습니다. 그리고 안정환의 골던 골에 대해서는 “월드컵에서 기억에 남는 골 중 하나이다. 그 순간, 나의 축구 경력이 마무리되는 순간임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세계에서는 이러한 힘든 순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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